제주에서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을 둘러싼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가 담당했던 실종 사건 전체로 의혹이 번지면서, 경찰은 대규모 전수조사와 함께 사건 처리 절차 자체를 손보는 제도 보완에 나섰습니다. 한 명의 담당자가 만들어 낸 허점이 얼마나 많은 피해로 이어졌는지가 이번 조사의 핵심입니다.
문제의 경찰관은 앞서 드러난 실종 여성 사건과 똑같은 수법을 다른 사건에서도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는 실종자가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취지로 둘러댄 뒤, 마음대로 실종 사건을 종결해 버렸습니다. 겉으로는 정상적으로 처리된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채 사건이 덮인 것입니다.
피해는 육십 대 남성의 실종 사건에서도 확인됐습니다. 경찰의 말만 믿고 기다리던 가족은 앞서 보도된 실종 여성 관련 기사를 텔레비전에서 본 뒤에야 다시 신고에 나섰습니다. 재신고가 접수되자 경찰은 하루 만에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토대로 숨진 채 발견된 이 남성을 찾아냈습니다.
이처럼 같은 방식으로 묻혀버린 사건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이 이렇게 임의로 종결한 실종 사건이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고, 그가 다룬 사건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종결된 것으로 처리된 사건들 속에 또 다른 피해자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조사 대상의 규모는 상당합니다. 경찰 확인 결과, 이 경찰관이 근무한 일 년 오 개월 동안 처리해 종결한 실종 사건 건수는 모두 이백구십팔 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들을 대상으로, 가족들에게 직접 연락해 허위로 종결된 사례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뒤늦게 제도 보완에도 나섰습니다. 담당 경찰관 한 명이 혼자서 실종 사건을 허위로 종결하지 못하도록, 당장 오늘부터 각 경찰서 형사과장이 사건 처리 결과를 직접 확인하도록 절차를 바꿨습니다. 처리 과정에 한 단계 더 검증을 두어, 같은 일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점검의 범위는 이번 경찰관 한 사람에 그치지 않습니다. 경찰은 최근 삼 년간 종결된 실종 사건들을 모두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명의 부실하고 허위적인 사건 처리가 드러나면서, 그동안 종결 처리된 실종 사건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고, 경찰은 그 신뢰를 다시 세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