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신촌 캠퍼스 기숙사 뒤편 숲길 입구가 노란 테이프로 촘촘히 막혀 있습니다. 신원 불명의 괴한이 침입해 통행로를 폐쇄한다는 안내문까지 붙었습니다. 평소 학생들이 오가던 길이 하루아침에 범죄 현장으로 바뀐 것입니다.
어젯밤 10시쯤 이곳 근처에서 연세대에 재학 중인 20대 여성이 강제 추행을 당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피해 여성은 기숙사로 가던 중 누군가 뒤에서 갑자기 덮쳤고, 신체를 만진 뒤 산속으로 달아났다고 진술했습니다.
피해자를 더욱 기겁하게 한 것은 용의자의 인상착의였습니다. 남성은 옷을 전혀 입지 않은 알몸에 검은 복면만 쓴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어두운 숲길에서 마주친 이 같은 모습은 피해자에게 극심한 공포를 안겼습니다.
문제는 이번 범행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같은 장소에서 두 달 사이 세 번째 벌어진 사건입니다. 지난 6월 12일 저녁에도 알몸에 복면을 쓴 남성이 강제 추행을 저질렀고, 지난달 21일 저녁에도 같은 차림의 남성이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21일에는 이 남성이 지나가던 여성을 보고 숲 밖으로 나왔는데, 여성이 곧바로 지인에게 알리자 다시 산속으로 줄행랑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같은 수법과 같은 차림의 범행이 반복되고 있지만, 범인은 매번 어둠 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두 달 동안 같은 곳에서 같은 범죄가 세 차례나 반복됐는데도 경찰은 여전히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 이후 신속히 검거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 주변에 CCTV가 많지 않아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학 측의 안일한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연세대는 지난달 말 신고를 접수한 뒤 보호 조치를 검토하기만 했을 뿐, 범행 사실 자체를 학생들에게 알리지는 않았습니다. 경찰은 피해자들의 옷에서 확보한 DNA를 분석하는 등 용의자 특정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