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링과 LVMH가 2017년 체결한 모델 보호 헌장을 대폭 강화한다. 최소 연령 상향과 무관용 원칙, 그리고 업계가 10년 만에 내린 단호한 결단의 의미.
2027년 파리 패션위크가 시작되기 전, 패션 업계에 조용하지만 확실한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케어링과 LVMH라는 두 거대 그룹이 모델의 안전과 존엄성을 위해 손을 잡았다는 소식은 단순한 제도 개편을 넘어,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힙니다. 특히 성인 모델을 대상으로 한 패션쇼와 화보 촬영의 최소 연령이 만 18세로 상향 조정된다는 점은 업계의 오랜 논쟁을 종결짓는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2017년 양사가 업계 최초로 체결한 공동 헌장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당시 모델의 건강과 웰빙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힌 지 약 10년이 흘렀고, 이제 그 기준을 한 단계 더 높이는 시기가 왔다는 것입니다. 젠더 기반 폭력과 성폭력 근절, 포용성 확대가 사회적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패션 업계의 관행 역시 더 이상 예전 그대로 있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10년 만에 다시 쓰인 기준
LVMH는 2017년 제정 당시 만 16세였던 최소 연령 기준을 이번 기회에 만 18세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케어링 역시 기존 방침을 확대 적용하여 동일한 기준으로 맞추고 있습니다. 이는 미성년자 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진 맥락에서, 업계 스스로가 더 엄격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모델이 성인으로서의 권리와 보호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이번 강화 조차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마리 클레어 다브 케어링 지속가능성 최고책임자는 이 변화가 단순한 규칙의 수정이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10년 전 업계의 변화를 이끌고자 함께 기준을 마련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밝혔습니다. 패션이라는 예술을 구현하는 이들의 존중과 안전, 그리고 존엄성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는 확고한 신념이 강화된 헌장에 담겨 있다는 것입니다.

무관용 원칙과 현장의 변화
강화된 헌장에서는 젠더 기반 폭력과 성폭력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괴롭힘과 학대에 대해 엄격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합니다. 이를 위해 브랜드와 에이전시를 넘어 캐스팅, 패션쇼, 화보 촬영에 참여하는 모든 관계자를 대상으로 인식 개선 및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신고 절차가 강화되고 신고자의 익명성과 목격자 보호가 보장되며, 업무 현장에 대한 불시 점검과 감사도 시행됩니다.
특히 누드 또는 부분 노출이 수반되는 촬영의 경우 사전에 공식적인 동의를 구하고 별도의 전용 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모델이 제작진과 단둘이 남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구체적인 규정도 포함되었습니다. 이러한 세부적인 지침들은 모델이 작업 현장에서 겪을 수 있는 불편함이나 위험을 최소화하고, 전문적이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입니다.

포용성과 예술적 자유의 균형
이번 강화된 기준에는 포용성과 차별 금지 원칙에 대한 재확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델 선발 과정에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적인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되, 고정관념을 조장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는 패션이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사회적 가치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시도입니다.
동시에 각 브랜드 고유의 예술적 자유는 존중한다는 점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보호와 안전을 강화하되, 창의적인 표현의 자유를 해치지 않는 균형점을 찾으려는 노력입니다. 앙투안 아르노 LVMH 이미지 및 환경 부문 총괄은 모델 보호가 개별적인 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업계 구성원 모두가 함께 실천해야 할 공동의 약속임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공동 책임의식이 패션 산업 전반의 관행에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업계의 새로운 기준점
2027년 파리 패션위크부터 적용될 이 강화된 기준은 패션 업계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것입니다. 케어링과 LVMH라는 글로벌 럭셔리 그룹의 움직임은 다른 브랜드와 에이전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모델의 안전과 존엄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문화가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패션은 단순히 옷을 만드는 산업이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사람들의 삶과 가치를 반영하는 문화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모델의 권리를 보호하고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습니다. 10년 전의 약속을 넘어, 이제 패션 업계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함께 나아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