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세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50퍼센트로 1위를 지킨 가운데, 삼성전자가 21퍼센트에서 33퍼센트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격차를 좁혔다.
한국의 양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벌이는 고대역폭 메모리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최근 발표된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여전히 선두를 지키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빠르게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두 회사의 격차를 크게 좁힌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9월 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전 세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매출 기준 50퍼센트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33퍼센트, 미국의 마이크론은 18퍼센트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의 가파른 약진
이번 수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전자의 반등이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직전 분기의 21퍼센트에서 무려 12퍼센트포인트나 뛰어올랐다. 반면 SK하이닉스는 8퍼센트포인트, 마이크론은 3퍼센트포인트씩 각각 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약진은 차세대 제품에서의 앞선 행보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신형 메모리의 대량 양산에 돌입하면서,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BM4 대량 양산에 앞장

삼성전자는 2026년 2월부터 최신 규격인 HBM4의 대량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이는 주요 경쟁사들보다 앞선 것으로,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그 성과도 비교적 빠르게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대량 양산을 시작한 지 불과 넉 달 만에 HBM 부문에서 1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제품이 실적에 기여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아직은 HBM3E가 주력
다만 현재 시장의 매출 대부분은 이전 세대 제품인 HBM3E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HBM4의 출하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을 올해 하반기부터로 내다보고 있어, 진정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선두 지킨 SK하이닉스
점유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SK하이닉스는 여전히 50퍼센트라는 높은 비중으로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쌓아 온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이 여전히 이 회사의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경쟁의 배경에는 인공지능 관련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고성능 연산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업계 전반이 이른바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엔비디아 공급 경쟁 치열
하반기에는 엔비디아에 대한 공급 계약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물량을 누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시장 점유율 향방이 크게 갈릴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의미
두 기업의 경쟁은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국내 기업들이 세계 최첨단 메모리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이 이 분야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보여 주는 대목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HBM4의 양산 안정성과 수율, 그리고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능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 기업이 이러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따라, 시장의 균형은 언제든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분명한 것은 세계 메모리 시장의 중심에 한국 기업들이 서 있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벌이는 이번 경쟁은, 빠르게 성장하는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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