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행 트렌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원거리 이동'이 아닌 '근처의 깊이'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킹닷컴과 에어비앤비가 발표한 최신 리포트들은 모두 단거리, 근교, 그리고 취미 기반의 여행으로의 흐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Z세대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전통적인 명소가 아닌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규모 도시들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데이터 이면에서 읽히는 한국인 여행객의 심리 변화와, 실제로 어떤 지역들이 선택받고 있는지를 짚어봅니다.
원거리가 아닌, 근거리의 발견
2024년 여행 트렌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경계 허물기’와 ‘근교’입니다. 마스터카드와 호텔앤레스토랑의 리포트에 따르면, 여행객들은 더 이상 수천 km를 이동해야 하는 대형 목적지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대신 비행기 대신 기차나 자동차를 타고 갈 수 있는 단거리 지역, 그리고 일상에서 벗어나면서도 완전히 낯선 세계가 아닌 ‘반(半) 친숙한 곳’을 찾고 있습니다. 이는 물리적 이동 거리보다는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하려는 욕구로 풀이됩니다.
에어비앤비의 2025년 가을 트렌드 리포트에서도 Z세대의 이러한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 세대는 전통적인 ‘체크리스트 여행’을 지양하고,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소규모 커뮤니티와 지역 문화를 탐험하는 데 시간을 쏟습니다. 부킹닷컴의 가족 여행 트렌드 보고서 역시 자녀와 함께 하는 여행에서 ‘교육적 가치’와 ‘체험의 깊이’가 ‘이름 값’보다 중요해졌음을 시사합니다. 즉, 여행의 질이 양보다 우선시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베트남 달랏, 왜 지금인가
트래비 매거진과 여행신문이 공동으로 주목한 2024년 인기 여행지 1위는 베트남 달랏입니다. 하노이나 호치민시티 같은 메트로폴리탄 도시들이 여전히 강세인 상황에서, 달랏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달랏은 ‘베트남의 스위스’로 불리며 고지대의 청정한 공기, 꽃 정원, 그리고 카페 문화로 유명하지만, 과거에는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다소 낯선 곳이었죠. 이번 트렌드에서 달랏이 부각된 이유는 바로 ‘호기심’과 ‘취미 여행’의 교차점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달랏은 단순한 관경 명소보다는 산악 지대의 기후적 특성과 현지인의 생활 방식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여행신문의 분석에 따르면, 여행객들은 이제 ‘여기 꼭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은 골목이나 특이한 카페, 그리고 지역 특산물을 탐험하는 여정을 계획합니다. 달랏의 고지대 카페 문화와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가 이러한 ‘취미 기반 여행’과 완벽하게 부합하며, Z세대와 가족 단위 여행객 모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 것입니다.

Z세대의 여행 논리, 호기심을 따라
에어비앤비 뉴스룸은 2025년 가을 여행 트렌드에서 Z세대의 여행 증가 추세를 명확히 제시합니다. 이 세대는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인기’라는 단어보다 ‘흥미’라는 단어를 더 자주 사용합니다. 인스타그램의 피드에서 발견한 독특한 인테리어의 숙소, 혹은 현지인의 추천으로 알게 된 숨겨진 맛집이 여행의 동기가 됩니다. 이는 전통적인 여행 서적이나 가이드북의 권위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나만의 경험’을 창조하려는 욕구의 발로입니다.
Z세대 여행객들은 여행 중에도 생산성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생산성은 과거의 ‘명함’이나 ‘업무 처리’가 아니라, 여행 경험을 콘텐츠로 변환하거나, 새로운 취미를 발견하는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달랏의 꽃 정원이나 베트남의 고지대 농장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비생산적 생산성’이 바로 2024년 여행 트렌드의 핵심입니다. 여행은 더 이상 휴식이 아니라, 자기 계발의 연장선이자 새로운 취미를 탐색하는 실험실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가족 여행의 패러다임 전환
부킹닷컴의 2024년 여름 가족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 단위 여행객은 이제 ‘아이들을 위한 놀이’보다 ‘가족 모두를 위한 경험’을 우선시합니다. 과거에는 테마파크나 대규모 리조트가 가족 여행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자연 속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슬로우 트래블’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는 아이들의 교육적 가치와 부모의 휴식, 그리고 가족 간의 유대감 형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여행 방식이 선호되기 때문입니다.
달랏과 같은 지역이 가족 여행지로 부상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심리가 작용합니다. 고지대의 맑은 공기와 안전한 자연 환경, 그리고 다양한 교육적 체험 프로그램은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합니다. 부킹닷컴의 데이터는 가족 여행이 더 이상 ‘부담’이 아니라 ‘투자’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이들은 자연을 통해, 부모는 여유를 통해, 그리고 가족은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각자의 만족도를 얻는 구조가 형성된 것입니다.

단거리 여행의 심리적 이점
호텔앤레스토랑이 AI를 통해 분석한 2024년 하반기 여행 트렌드에서 ‘단거리’와 ‘근교’가 핵심 키워드로 등장합니다. 이는 물리적 이동의 최소화뿐만 아니라, 심리적 피로도를 줄이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장거리 비행과 시차 적응, 복잡한 공항 이동 절차는 여행의 본질적 즐거움을 가리는 요인으로 작용해왔습니다. 단거리 여행은 이러한 ‘여행의 마찰’을 제거하고, 순수한 ‘체험’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단거리 여행은 ‘반복 방문’을 가능하게 합니다. 한 번의 여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절에 따라, 혹은 취미에 따라 여러 번 방문하여 지역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여행객과 지역 간의 관계를 ‘소비자-제공자’에서 ‘탐험가-지역 사회’로 전환시킵니다. 달랏을 예를 들면, 첫 방문에는 카페 문화를, 두 번째 방문에는 농장 체험을, 세 번째 방문에는 고지대 등산을 하는 식의 ‘분할 소비’가 가능해집니다. 이러한 유연성이 2024년 여행 트렌드의 핵심 동력입니다.
취미가 만드는 여행 경로
2024년 여행 트렌드에서 ‘취미 여행’은 단순한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여행 경로를 결정하는 주된 동인으로 부상했습니다. 마스터카드의 리포트는 ‘경계를 허무는 여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기존의 여행 카테고리(휴양, 비즈니스, 교육)를 넘어선 새로운 여행 형태를 제안합니다. 이 새로운 형태는 여행객의 취미, 즉 커피, 등산, 사진, 요리, 미술 등이 여행의 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달랏의 경우, 커피 문화가 이러한 취미 여행의 중심에 있습니다. 베트남은 커피 생산국으로서의 명성을 가지지만, 달랏은 커피를 ‘음료’가 아니라 ‘문화’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원두의 종류, 추출 방식, 그리고 커피 농장의 역사까지, 커피에 대한 호기심이 달랏으로 향하게 하는 동력이 됩니다. 이러한 취미 기반 여행은 여행객에게 깊은 만족감을 제공하며, 지역 경제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합니다. 지역 주민들은 자신의 취미와 문화를 공유하는 데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여행객은 진정한 ‘현지인’으로서의 경험을 얻는 상호 win-win 구조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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