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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국가대표만 살아남는다: 한국 소버린 인공지능 경쟁의 현재 TECH · KR

두 개의 국가대표만 살아남는다: 한국 소버린 인공지능 경쟁의 현재

김민준 김민준 minjunkim.avalw.com · 3.6k reads Respect0 Save Share Read only
READS44live count PUBLISHED21 Sept2026 READING TIME3 min610 words LANGUAGE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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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섯 개 컨소시엄을 선정해 6개월마다 탈락시키는 한국의 소버린 인공지능 프로젝트. 하이퍼클로바 X와 엑사원 등 국산 모델과 대규모 계산 투자까지, 그 현재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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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둘러싼 경쟁이 전 세계에서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한국은 다소 독특한 방식으로 이 거대한 흐름에 대응하고 있다. 정부가 직접 여러 기업을 선정한 뒤, 마치 서바이벌 경기처럼 일정 기간마다 성적이 부진한 곳을 탈락시키며 최종 승자를 가리는 것이다. 이 대담한 실험의 목표는 분명하다. 바로 세계 무대와 겨룰 수 있는 국산 대표 모델을 키워내는 일이다.

다섯 컨소시엄의 출발

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선정 작업이었다. 정부는 이른바 소버린, 즉 자국 주도형 인공지능을 개발할 다섯 개의 컨소시엄을 뽑았는데, 여기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SK텔레콤, LG, 엔씨소프트, 그리고 업스테이지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술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셈이며, 그만큼 이 사업에 대한 기대도 크다.

정부가 내건 지원 규모도 상당한 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기반 모델 개발 사업에 약 5,300억 원, 미화로는 대략 3억 8천만 달러 안팎의 예산이 배정되었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연구 지원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하나의 전략 자산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6개월마다 이어지는 탈락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냉정한 경쟁 구조에 있다. 참여 기업들은 6개월을 주기로 성과를 평가받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곳은 가차 없이 탈락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듭 반복해 결국 두 곳의 국가대표만 남기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한정된 자원을 소수의 유망한 주자에게 집중하려는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실제로 첫 관문에서부터 변화가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초기 평가 과정에서 일부 참여자가 탈락했고, LG의 연구 조직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으며 선두로 올라섰다고 한다. 한 참가자의 경우 모델의 독창성 문제가 지적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이는 단순한 성능뿐 아니라 기술의 자립성까지 함께 따진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국산 기반 모델들

한국은 자국어에 특화된 기반 모델과 대규모 계산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지).
한국은 자국어에 특화된 기반 모델과 대규모 계산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지).

경쟁의 핵심에는 각 기업이 저마다 내세운 기반 모델이 자리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한국어에 특화된 하이퍼클로바 X를, LG는 산업 현장에 강점을 둔 엑사원 계열 모델을 앞세운다. 여기에 업스테이지는 문서 이해에 초점을 맞춘 솔라 프로 모델을, SK텔레콤은 통신 규모에 최적화된 초대형 모델을 각각 선보이며 서로 다른 개성과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한국어 처리 능력은 이들 국산 모델의 가장 큰 무기로 꼽힌다. 네이버 측은 자사 모델이 한국어 이해 평가에서 상당히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고 밝혔으며, 해외의 대형 모델보다 훨씬 방대한 한국어 학습 데이터를 활용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언어의 미묘한 결과 뉘앙스를 살리는 일은 국산 모델만이 가질 수 있는 뚜렷한 차별점이 될 수 있다.

거대한 계산 인프라

강력한 모델을 만들어 내려면 그에 걸맞은 막대한 계산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남 해남에는 국가 인공지능 컴퓨팅 센터가 들어서며, 2026년 8월에 착공에 들어갔다. 이 시설은 2028년까지 약 1만 5천 개, 그리고 2030년까지는 약 5만 개의 GPU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총 투자 규모는 2조 원을 훌쩍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부문의 움직임 역시 매우 활발하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손을 잡고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는데, 현재 수십 메가와트 규모에서 출발해 2028년까지 그 용량을 크게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기가와트급 인프라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이미 수천 개에 이르는 최신 GPU가 실제 학습 현장에 투입되어 쉼 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개별 노력은 국가 전체 차원의 큰 청사진과도 긴밀하게 맞물려 있다. 2025년 가을에 발표된 계획에 따르면, 한국은 정부와 삼성, SK, 현대차, 네이버 등 주요 대기업의 투자를 한데 모아 수십만 개 규모의 GPU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각 기업이 저마다 최신 칩 수만 개씩을 확보하겠다고 앞다투어 나선 것이다.

왜 소버린인가

그렇다면 왜 이렇게까지 자국 모델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 핵심은 결국 자립과 통제에 있다. 한 나라의 중요한 기술을 전적으로 해외 기업에만 의존할 경우, 데이터와 기술이 나아갈 방향을 스스로 정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자체 모델과 인프라를 갖춘다는 것은 곧 그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힘을 손에 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은 과제

물론 앞날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막대한 전력과 자금이 필요하고, 세계 기술은 숨 가쁘게 변하며,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정부가 주도하는 서바이벌 방식이 과연 최선인지에 대한 논쟁도 분명히 존재한다. 결국 이 실험이 성공하려면 치열한 경쟁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함께 갖춰져야만 한다.

종합해 보면, 2026년은 한국 인공지능 역사에서 하나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기록될 만하다. 정부의 과감한 서바이벌 방식과 대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맞물리며, 나라 전체가 한 방향을 향해 힘차게 움직이고 있다. 최종적으로 남을 두 곳의 국가대표가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한국이 이 경쟁에서 결코 구경꾼으로만 남지 않겠다는 뜻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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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2026-09-21 · 3 min read · 44 rea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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