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우리나라 수출은 기록을 경신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정작 청년들의 고용 상황은 갈수록 암울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이 오 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면서, 취업 시장에 드리운 한파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습니다.
통계 결과를 보면 지난달 청년 실업률은 육 점 팔 퍼센트로, 일 년 전보다 일 점 삼 퍼센트포인트 올랐습니다. 오 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청년층 고용률은 이십칠 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고, 청년 취업자 수도 사십오 개월째 줄어들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경제의 겉모습과 청년 고용의 현실이 정반대라는 점입니다. 반도체 호황에 수출은 연일 신기록 행진을 이어갔고, 올해 상반기 수출은 처음으로 일본을 제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수출 성과가 정작 청년들이 갈 만한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데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어렵게 일자리를 구해도 고용의 질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청년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첫 직장이 계약 기간 일 년 이하의 계약직으로 나타났는데, 이 비율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공공 부문이나 대기업 같은 이른바 질 좋은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스펙을 쌓는 데 힘을 쏟아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취업이 잘 된다는 이공계를 나와도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청년층이 느끼는 고용 불안은 통계 수치 이상으로 무겁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주 발표할 예정이던 청년 일자리 대책을 이달 말로 미뤘습니다. 예산 문제를 더 협의해야 한다는 설명인데, 청년층 고용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보다 정교한 대책을 마련하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수출 호황의 온기가 청년 고용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정부에 주어진 과제로 남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