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당국이 서식지가 줄어드는 담비를 6월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했다. 숲의 정점 포식자인 담비를 통해 산림 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이번 지정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매달 선정하는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통해 이뤄졌다. 담비는 이름은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한국의 숲에서 최상위 포식자로 살아가는 매우 중요한 존재라는 점에서 이번 지정의 의미가 크다.
담비는 어떤 동물인가
담비의 학명은 마르테스 플라비굴라로, 족제비과에 속하는 중형 포유류다. 몸무게는 최대 6킬로그램까지 나가고, 어두운 코끝에서 꼬리 끝까지 길이가 거의 1미터에 이를 정도로, 족제비과 동물 가운데서는 상당히 큰 편에 속한다.
생김새도 뚜렷한 특징을 지닌다. 옅은 색의 배와 목 부분을 감싸는 선명한 노란 털이 인상적이며, 발바닥에는 거친 털이 나 있어 미끄러운 지형에서도 단단히 접지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나무 위를 오르내리는 생활에도 능하다.
숲의 정점 포식자

담비는 몸집에 비해 놀라운 사냥 능력을 지닌 정점 포식자다. 자기 몸집의 몇 배나 되는 먹이도 쓰러뜨릴 수 있으며, 두 마리에서 다섯 마리까지 무리를 지어 협동 사냥을 벌이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해 그 생태가 특히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먹이도 다양하다. 고라니와 노루, 어린 멧돼지 같은 동물을 사냥하는 한편, 계절에 따라 숲에서 나는 열매도 즐겨 먹는다. 이 과정에서 씨앗을 널리 퍼뜨리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담비는 숲 생태계의 순환에 크게 기여한다.
넓은 숲이 필요하다
담비는 오래된 원시림과 울창한 산림, 그리고 산악 지대를 무대로 살아간다. 특히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 일대가 대표적인 서식지로 꼽히며, 넓고 건강한 숲이 있어야만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대표적인 산림 동물로 꼽힌다.
행동 범위도 상당히 넓다. 한 무리가 최대 60킬로미터에 이르는 영역을 필요로 하며, 냄새샘을 이용해 자신들의 영역을 표시한다. 이처럼 넓은 공간을 요구하는 습성은 서식지가 조각날수록 담비의 생존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서식지가 줄어드는 이유
담비를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은 서식지의 파편화다. 각종 개발과 고속도로 건설이 이어지면서 한때 넓게 이어져 있던 숲이 조각조각 나뉘고, 그만큼 담비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공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로는 또 다른 위험을 만든다. 조각난 숲 사이를 이동하려면 고속도로를 건너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늘고 있다. 서식지 단절과 교통사고가 겹치며 담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셈이다.
법으로 보호받는 동물
담비는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이는 그만큼 개체 수 감소와 서식지 축소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보여 주는 지표로,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관리와 보전이 필요한 종임을 분명하게 의미한다.
보호를 위한 처벌 규정도 마련되어 있다. 담비를 불법으로 포획하거나 해치는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에 이르는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무단 포획이나 밀렵 행위를 법으로 강하게 막는 안전장치가 되고 있다.
왜 담비 보호가 중요한가
정점 포식자인 담비의 존재는 그 자체로 숲 생태계가 건강한지를 보여 주는 지표가 된다. 담비가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숲이라면, 그 아래로 이어지는 수많은 동식물 역시 함께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결국 담비를 지키는 일은 숲 전체를 지키는 일과 다르지 않다. 이번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지정을 계기로, 조각난 서식지를 다시 잇고 숲을 건강하게 되살리려는 꾸준한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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