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빚내서 투자하는 흐름이 다시 불붙는 가운데, 스트레스 DSR로 대변되는 규제가 강화되면서 서민과 영끌 가구가 받는 부담을 짚어본다.
문제는 이 빚이 단순히 숫자로만 큰 것이 아니라, 금리가 조금만 움직여도 수많은 가구의 살림살이를 직접 흔든다는 점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출 문턱을 높여 속도를 늦추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소득이 적은 서민과 이른바 영끌로 집을 산 이들이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사상 최대로 불어난 빚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90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보다 14조 원가량 늘어난 규모로, 2,000조 원 고지까지 불과 6조 9000억 원 남짓을 남겨둔 수준이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등은 올해 안에 가계부채가 처음으로 2,000조 원, 미화로 약 1조 4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가계신용은 은행과 보험사, 대부업체 등에서 빌린 돈에 카드로 미리 쓴 금액까지 더한 것으로, 우리 국민이 짊어진 빚의 총량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 수치가 사상 최대를 거듭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가구가 소득만으로는 집값과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빚에 기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시 불붙은 대출, 빚내서 투자까지
잠시 주춤하던 대출은 최근 다시 빠르게 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한 달 새 약 2조 1000억 원에서 6조 9000억 원 규모로 급증하며, 2024년 8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폭을 보였다. 집값이 다시 들썩이자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데다, 대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흐름이다. 여러 매체는 수익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하는 이른바 포모 심리 속에, 상당수 개인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같은 상품에 넣기 위해 돈을 빌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집과 주식이라는 두 갈래로 빚이 흘러 들어가면서 가계부채의 성격도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조여드는 스트레스 DSR
당국의 대응은 대출 한도를 죄는 방향으로 모아진다. 핵심 장치가 바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이른바 스트레스 DSR이다. 이는 변동금리 대출에 일정한 가산 금리를 얹어 계산함으로써, 금리가 오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갚을 수 있는지를 더 보수적으로 따지도록 만든 제도다.
이 제도는 2024년 초 처음 도입된 뒤 그해 9월 2단계, 2025년 7월 3단계로 단계적으로 강화됐다. 특히 수도권과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에는 스트레스 가산 금리가 최소 3.0퍼센트 수준으로 높게 적용된다. 여기에 규제지역 담보인정비율 40퍼센트, 은행권 DSR 40퍼센트 규제까지 더해지며 대출 한도는 이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규제의 두 얼굴, 서민에게 더 무거운 짐

하지만 규제가 모두에게 똑같이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대출 문턱을 높이는 조치가 시행된 뒤에도 저소득층의 가계부채는 오히려 약 18퍼센트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도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신용이 탄탄한 사람은 버티는 반면, 급전이 필요한 서민은 더 비싼 대출로 밀려나는 역설이 벌어진 셈이다.
빚 부담은 곧바로 소비로 이어진다. 같은 매체는 원리금 상환 부담을 보여 주는 DSR이 46퍼센트를 넘는 가구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지출을 눈에 띄게 줄인다는 분석을 전했다. 매달 갚아야 할 돈이 늘면 외식과 여가부터 손을 대게 되고, 이런 소비 위축이 쌓이면 내수 전반에 그늘을 드리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리에 짓눌리는 영끌 가구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모아 집을 산 이른바 영끌 가구의 사정은 더욱 팍팍하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퍼센트를 넘어서면서,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른 차주가 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냈지만, 불어난 이자가 그 기대를 빠르게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구에게 금리 방향은 곧 생존의 문제다. 대출을 받을 때보다 이자가 오르면 매달 나가는 돈이 늘어 여윳돈이 사라지고, 반대로 집값마저 흔들리면 자산과 빚이 동시에 압박해 온다. 전문가들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우리 가계 구조가 이런 충격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2,000조 시대, 남은 과제
금융당국은 중장기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퍼센트 수준으로 낮춰 안정시키고, 정책 대출의 비중도 현행 30퍼센트가량에서 20퍼센트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2024년 초 이후 가계의 상환 부담과 부채 비율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2,000조 원이라는 상징적 문턱 앞에서, 빚의 속도를 늦추면서도 서민의 숨통은 틔워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우리 경제 앞에 놓여 있다.
한국은행에 대한 좋은 보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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