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올해 여덟 달 중 단 두 달만 순매수하며 역대급 매도세를 이어갔지만 코스피는 강세를 보였다. 개인 투자자가 떠받친 장세와 그 이면의 위험, 9월 증시 전망을 살펴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파는데 코스피는 오르는,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장세가 올해 한국 증시에서 이어지고 있다. 대규모 매도세에도 지수가 강세 흐름을 보이면서, 그 힘이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급의 주체가 뚜렷하게 엇갈리는 이례적인 국면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꾸준한 매수세가 자리하고 있다. 외국인이 내던진 물량을 개인이 상당 부분 받아 내면서 지수의 하단을 떠받쳐 온 것이다. 덕분에 코스피는 외국인 이탈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나온다.
여덟 달 중 순매수는 단 두 달
증권가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여덟 달 가운데 단 두 달만 코스피에서 순매수를 기록했고, 나머지 달에는 모두 순매도로 일관했다. 그 결과 누적 순매도 규모는 약 170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만큼 외국인의 이탈이 올해 내내 이어졌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매도액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큰 규모다. 한 해 전체의 매도 물량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 올해 들어서만 빠져나간 셈이어서, 외국인 수급 이탈의 강도가 예년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 준다. 시장에서는 이 흐름이 언제쯤 진정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왜 파는가
외국인의 매도 배경은 시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상반기에는 코스피와 반도체 대형주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한국 주식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이에 따른 차익 실현과 비중 조절 성격의 매도가 이어졌다는 분석이 많았다. 오른 만큼 일부를 덜어 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들어서는 대외 변수의 무게가 커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국채금리 상승, 국제유가 급등 같은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위험자산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신흥국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려는 심리가 한국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환율이라는 또 다른 변수
여기에 원화 약세도 외국인 이탈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가치는 상반기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약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환율이 불리하게 움직이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주가가 올라도 이를 자국 통화로 환산한 실제 수익률이 깎이기 때문에 매도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개인 투자자의 힘
결국 올해 증시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지수를 지탱해 온 장세라 할 수 있다. 다만 이런 구조가 마냥 안심할 만한 것은 아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개인의 힘만으로 상승세를 이어 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시장 한편에서 함께 제기되고 있다.
9월 증시는 어디로

9월 시장은 뚜렷한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증권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반적인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막연한 기대보다는 이익이 실제로 늘어나는 업종과 기업에 투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구체적인 주도주로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전력기기, 그리고 조선과 방산, 화장품 업종 등이 증권가에서 거론된다. 실적 성장과 뚜렷한 업황 개선이 확인되는 분야에 투자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가 기억할 점
유진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의 연구원들은 올해 외국인 매도세와 시장 흐름을 두고 저마다 진단을 내놓고 있다. 공통적으로는 수급 주체가 엇갈리는 국면에서 개별 종목의 실적과 대외 환경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신중한 접근이 강조되고 있다.
정리하면 올해 한국 증시는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과 개인의 매수라는 상반된 힘이 팽팽하게 맞선 한 해로 요약된다. 외국인 매도가 진정될지, 그리고 원화와 대외 금리 흐름이 어떻게 움직일지가 남은 하반기 증시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Keep following 박예준Her next filing reaches you the moment it publishes, on her own subdomain.
Fol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