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070만 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케이팝과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가 관광 산업을 다시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공항 입국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고, 서울의 번화가부터 지방의 이름난 명소까지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언어가 뒤섞여 들린다. 한때 얼어붙었던 관광 산업이 이제 회복을 넘어 새로운 전성기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다시 열린 관광 대국의 문
숫자는 이 변화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 2026년 상반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07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880만 명과 비교해 21.3퍼센트나 늘어난 수치이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실적마저 약 27퍼센트 웃도는 기록적인 성과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회복세는 더욱 뚜렷하다. 올해 1분기에만 약 476만 명이 한국을 찾아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퍼센트가량 증가했다. 관광객이 늘어난 만큼 이들이 국내에서 쓴 돈도 큰 폭으로 불어나며 내수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류가 만든 관광 붐

이 놀라운 성장의 밑바탕에는 이른바 한류가 자리 잡고 있다. 케이팝과 드라마, 영화로 대표되는 한국 대중문화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브랜드가 되었다. 화면 속에서 보던 나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는 욕구가 발걸음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젊은 방문객의 약 32퍼센트가 한류 콘텐츠를 주된 이유로 꼽으며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케이팝 콘서트를 보러 오고, 드라마 촬영지를 순례하듯 방문하며, 화장품을 사고 한국 음식을 맛본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활동 재개는 이런 관심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씀씀이
관광객의 증가는 곧바로 소비로 연결된다.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외국인 관광객이 국내에서 쓴 돈은 월 기준 약 1조 4,100억 원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숙박과 쇼핑, 식음료, 교통 등 여러 업종이 이 씀씀이의 온기를 고르게 나눠 받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발길이 뜸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대거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 6월 한 달에만 199만 명에 이르는 외국인이 입국해 2019년 수준을 35퍼센트나 넘어섰고, 그중 상당수를 중국인 단체와 개별 여행객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중국에만 기대는 것도 아니다. 일본과 대만, 동남아시아는 물론 멀리 미국과 유럽에서 오는 관광객도 꾸준히 늘면서 방문객의 국적이 한층 다양해지고 있다. 인천공항을 비롯한 주요 관문은 다시 붐비기 시작했고, 항공 노선도 빠르게 회복되며 더 많은 손님을 맞을 채비를 갖추어 가고 있다.
가을이라는 최고의 계절
때마침 지금은 관광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붉게 물든 단풍과 선선한 날씨,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는 외국인의 눈에 한국의 매력을 한층 짙게 각인시킨다. 설악산과 내장산 같은 명산부터 도심의 고궁과 한옥 골목까지, 가을의 한국은 사진 한 장마다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렇게 늘어난 관광은 단순한 눈요기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 효과로 이어진다. 호텔과 식당, 관광 안내와 교통에서 많은 일자리가 생겨나고, 지방 도시에는 새로운 활력이 돈다. 반도체나 조선처럼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관광은 조용히 내수를 떠받치는 든든한 기둥이 되어 간다.
붐을 넘어 지속 가능성으로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정 국가의 관광객과 한류 인기에 지나치게 기대는 구조는 언제든 흔들릴 수 있고, 성수기와 비수기의 격차나 수용 능력의 한계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반짝 유행에 그치지 않으려면 더 깊은 매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서울과 수도권에 몰린 발길을 부산과 지방 곳곳으로 분산시키려 애쓰고 있다. 특정 도시에 관광객이 지나치게 몰리면 주민의 생활이 불편해지고 만족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국을 고르게 잇는 매력적인 관광 지도가 완성될 때 비로소 성장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결국 관건은 화면이 만들어 준 관심을 오래 머무는 발걸음으로 바꾸는 일이다. 한류가 문을 열어 주었다면, 그 문 안에서 자연과 역사, 음식과 사람의 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이제 우리 몫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관광 코리아의 가을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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